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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

과오기 2013. 2. 1. 21:42


     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설연화 혼자라는 사실이 죽음의 그림자보다 더 싫을 때 마음한켠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웃고 떠드는 사람들과 작별하고 웃었던 만큼 공허함에 고개 떨굴 때 소주한잔 하자며 불러내어 가슴을 기댈 수 있는 벗하나 있었으면 좋겠다. 이익과 손실에 의해 맺어지는 인연들 사이에서 내 남은 신발한짝마저 벗어 주어도 아깝지 않을 친구 뒤돌아 서면 잊혀지는 가벼운 인연들 사이에서 싸우고 뒤돌아 서서 훌 훌 털어버리고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그냥 웃어 버릴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. 인생의 눈발이 어깨위에 내려 앉을 때 대청마루에 앉아 하얗게 핀 눈꽃을 바라보며 하얀 백발의 소녀로 함께 늙어갈 철없이 정많은 오랜 친구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늘을 올려 다 볼 여유없이 시간을 잃고 살아버린 내 삶뒤로 황혼이 내려 앉을 때 쓴 소주잔 기울일 수 있는 친구하나 없다는 것이 철저히 혼자라는 쓸쓸함으로 가슴을 때린다

출처 : 시인의 파라다이스
글쓴이 : 황토현 마당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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